2022년 넷플릭스 법정드라마 시리즈 "소년심판", 혹은 얼마 전 공개된 또 다른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의 시간"을 보셨나요? 두 드라마는 모두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소년의 시간"을 봐야겠다고 생각하니 "촉법소년"이라는 단어도 생소하던 어린 시절 보았던 영화가 떠올라 소개해보려 합니다.
"보이 A(Boy A)"는 2007년에 개봉한 영국 드라마 영화로, 어린 시절 저지른 범죄로 인해 사회로부터 격리되었던 한 청년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조나단 트리겔(Jonathan Trigell)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그 소설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쓰였습니다.
제작진 및 출연진
- 감독: 존 크로울리(John Crowley)
- 각본: 마크 오로우(Mark O'Rowe)
- 원작 소설: 조나단 트리겔(Jonathan Trigell)
- 주연:
-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 - 잭 버리지(Jack Burridge) 역
- 피터 뮬란(Peter Mullan) - 테리(Terry) 역
- 케이티 라이언스(Katie Lyons) - 미셸(Michelle) 역
- 셜리 헨더슨(Shirley Henderson) - 켈리(Kelly) 역
스토리라인
영화는 어린 시절 친구와 함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후 소년원에 수감되었던 '보이 A'가 성인이 되어 '잭 버리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이야기입니다. 잭은 보호관찰관 테리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과거의 그림자는 그를 끊임없이 따라다닙니다. 그는 직장 동료들과 친분을 쌓고, 미셸과의 로맨스를 시작하며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그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됩니다.
원작 소설과 실제 사건과의 연관성
조나단 트리겔의 소설 "보이 A"는 1993년 영국에서 발생한 제임스 벌저(James Bulger) 유괴 살인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쓰였습니다. 이 사건은 두 명의 10세 소년 존 베너블스(Jon Venables)와 로버트 톰슨(Robert Thompson)이 2세 유아 제임스 벌저를 유괴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살해한 충격적인 범죄로, 영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두 살인자는 10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8년 만인 2001년 석방되어 새로운 이름과 신분을 부여받고 사회로 복귀했습니다. 소설과 영화는 이러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가해자가 사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과 사회적 반응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평점 및 리뷰
- IMDb: 7.6/10
- Rotten Tomatoes: 88%의 신선도 지수
- Metacritic: 78/100
평론가들은 앤드류 가필드의 섬세한 연기와 영화의 감각적인 연출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가필드는 이 작품을 통해 BAFTA TV 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그의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는 인간의 구원과 용서, 그리고 사회의 편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트리비아
- 앤드류 가필드는 이 영화로 2008년 BAFTA TV 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영화는 2007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 촬영은 영국 맨체스터와 리버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존 크로울리 감독은 이 작품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으며, 이후 "브루클린(Brooklyn)" 등의 영화를 연출했습니다.
- 조나단 트리겔의 원작 소설은 2004년 존 르웰린 라이스 상(John Llewellyn Rhys Prize)을 수상했습니다.
- 앤드류 가필드는 이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 영화는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최우수 텔레비전 드라마상을 수상했습니다.
- 피터 뮬란은 이 작품에서 보호관찰관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 영화의 음악은 영국의 작곡가 데이먼 고우드(Damon Gough)가 맡았습니다.
- 영화는 영국의 채널 4에서 제작하였으며, 극장 개봉과 동시에 텔레비전으로도 방영되었습니다.
- 앤드류 가필드는 역할 준비를 위해 실제 전과자들과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경험을 들었습니다.
- 영화는 사회의 용서와 재활에 대한 주제를 다루며,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 영화의 제목 '보이 A'는 익명성을 의미하며, 주인공의 새로운 시작을 상징합니다.
- 영화는 영국 사회의 범죄자 재활 시스템과 그 한계를 현실적으로 묘사합니다.
- 앤드류 가필드는 이 작품을 통해 그의 연기 경력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결론
"보이 A"는 인간의 죄와 구원, 그리고 사회의 용서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앤드류 가필드의 섬세하고 감정적인 연기는 관객들에게 주인공의 고통과 희망을 동시에 전달하며, 그의 내면적인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합니다. 영화는 단순히 한 개인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현대 사회에서 범죄자의 갱생과 재사회화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조명합니다. 특히, 언론과 대중의 여론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사회가 가해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용서의 한계를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범죄와 처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을 조명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범죄 영화들이 범죄 행위와 형벌에 초점을 맞추지만, "보이 A"는 가해자가 형을 마치고 사회로 복귀한 후 겪는 심리적, 사회적 난관을 다룹니다.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려 노력하는 잭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사람을 변화시킬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지, 아니면 그의 과거만으로 영원히 단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또한, 영화는 "이름"이라는 요소를 매우 상징적으로 활용합니다. 주인공이 '잭 버리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으며 새 삶을 시작하지만, 결국 과거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사회는 그를 또다시 낙인찍고 배척합니다. 이는 인간의 정체성이 과거의 행동으로만 결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름을 바꾸고, 삶을 바꿔도 과거가 끝까지 따라오는 현실을 통해, 관객들은 주인공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보이 A"는 단순한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성과 용서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며, 관객들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깊은 감동을 안겨 줍니다. 주인공 잭의 여정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가 범죄자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강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무겁습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 "사회는 과거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도덕적 가치관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됩니다.
결국, "보이 A"는 단순한 영화 그 이상으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강렬한 작품입니다. 앤드류 가필드의 열연과 묵직한 메시지는 오랫동안 관객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본 후,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지닌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아니면 그들의 과거가 영원히 현재를 결정짓는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 "보이 A"는 실제 범죄에서 영감 받은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시청했을 때에는 영국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점은 모른 채였고,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잭 버리지가 소외되는 모습에 큰 연민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후에 실제 "제임스 벌저 유괴 살인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충격적인 범행 내용을 알고 나니 이 영화가 달리 보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살인을 저지르기 전 어린 잭 버리지의 가정과 성장환경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보여주고, 피해자는 동급생인 여학생으로 설정하였으며, 그 여학생과의 마찰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잭 버리지와 그 친구가 살인을 저지르기까지의 서사를 보여준 것과 앤드류 가필드의 애처로운 연기가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저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서사를 통해 제 눈에 씌워주었던 연민이라는 필터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범죄자도 인권이 있습니다. 하지만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이 선진국에 비해 약한 한국에서 이 사건이 벌어졌다면, 그리고 그 가해자가 사회에 복귀해 다시 우리와 함께 어디선가 스칠 수도 있는 누군가로 평범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갱생을 믿기엔 이 사회의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과 인간의 잔인함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은 더 큰 것 같습니다.